책도 이상했고 책 만든 사람들도 이상했다. 멋있다기보다 유별났다. 다들 제각각인데, 자기들이 서로 얼마나 다른지도 아는 눈치였다. 전주국제영화제에 처음 갔을 때도 같은 기분이었다. 세상에 별사람이 다 있고, 그 사람들이 작정하고 한곳에 모이는 날이 있구나. 구경할 게 너무 많았다.
다녀온 뒤 한동안 내 책장이 시시했다. 며칠 전까지 멀쩡히 읽던 책들이 전부 네모나고, 네모나고, 네모났다. (사실 언리밋에도 네모난 책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한 번 본 건 못 본 척이 안 됐다. 아트북을 마음껏 살 형편은 아니어서 다음 해를 기약했다. 이상한 책이랑 이상한 사람을 더 보고 싶었다.
그렇게 매년 갔다. 처음엔 책만 봤고, 다음엔 프로그램을 기웃거렸고, 어느새 부스에 앉은 사람과 말을 섞고 있었다. 책이 없는데 책을 판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안 됐는데, 이제는 "오늘 아침에 인쇄소에서 책이 도착했어요" 같은 말에 같이 웃는다.
n년을 다녔는데 한 번도 말을 못 걸어본 사람들이 있다. 기획단과 스태프. 나는 공지를 지나치게 잘 읽는 모범 관객이라 물어볼 게 없었고, 창작자도 아니라 마주칠 일은 더 없었다. 멀리서 본 그들은 늘 모자를 쓰고 있었고, 바빴고, 뛰고 있었다. 뭘 하는 사람들인지는 끝내 몰랐다. 찌르면 파란 피가 나오겠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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