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째 함께 언리미티드 에디션을 찾는 메이트가 있어요. 저희는 매년 금요일 오후쯤 만나 몇 시간 동안 페어를 구경한 뒤, 근처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술 한잔 하며 이번 페어는 어땠는지 어디 출판사가 좋았는지, 어떤 책이 마음에 들었는지 한참 이야기하곤 합니다. 중간에 카페를 들렀다가 식사하러 가기도 하고요. 어느새 그게 저희만의 연례행사이자 UE 루틴이 되었어요. 그 루틴 속 매년 고민은 페어 다 보고 뭐 먹으러 갈지 였어요. 사실 저는 지도 앱에 2,000곳이 넘는 장소를 저장해둔, 좋은 스팟을 모으는 게 취미인 사람이에요. 그런데 노원구는 그런 저에게 거의 불모지 같은 곳이거든요. 솔직히 말하면 UE가 열릴 때만 가요. 집에서 멀기도 하고요. 그래서 매번 북서울미술관 근처 맛집이나 카페를 검색해서 찾아가봤지만, 아직까지 '여기다!' 싶은 곳을 찾지 못했어요.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도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이 많을 거라 예상하며, 미술관 바로 근처는 아니지만 20분 정도 내외로 이동 가능한 추천 스팟들을 모아봤습니다. |
|
|
|
녹무는 푸르게 자라난 들풀을 뜻합니다. 가꾸지 않아도 스스로 피어나는 풀처럼 자연 속 계절의 흐름 속 마음에 닿은 단어와 풍경을 작고 수수한 동양의 디저트에 조용히 담아냅니다. 녹무에서는 한국적인 재해석과 재철 재료를 더해 계절별로 와가시를 만들고 있습니다. 와가시는 첫 맛은 눈으로, 끝 맛은 혀로 즐긴다는 말이 있을 만큼 섬세한 모양과 은은한 단맛이 조화를 이루는 일본식 전통 화과자입니다.
⚈ 지인에게 추천받아 예전부터 지도에 저장해 두었던 곳이에요. 지금 차실에서는 늘 만나볼 수 있는 시그니처 와가시 4종 - 산수(말차&무화과)/녹화(말차)/들풀(유자)/새싹(통팥) - 그리고 가을 시즌 한정 와가시 4종 - 황운(땅콩)/홍엽(곶감)/월운(흑임자)/운림(밤) - 을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름만 들어도 감각적이지만, 사진으로 보면 디저트 하나하나가 정말 작은 작품 같아요. 저도 토요일에 직접 가보려고 예약을 해두었습니다. 차실은 아담한 공간이라 예약제로 운영되지만 예약이 없을 때는 워크인 방문도 가능하다고 해요. 간혹 예약 취소가 열리기도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녹무 계정을 확인해보세요! |
|
|
|
𝚖𝚞𝚕 (물)은 물의 집, 어항이 떠올라서 그것을 토대로 누군가의 작고 따스한 도피처, 피난처 그리고 또 다른 홈. 작은 휴식의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새롭게 치우고 다듬어 꾸려진 공간입니다. mul에서는 그 시기에 가장 맛있는 제철 재료들로 만든 계절메뉴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낮에는 브런치 식당으로 저녁에는 와인바로 운영됩니다. 작은 공간이다 보니, 저녁에는 예약제 공간으로 운영되고, 낮에는 워크인으로도 방문할 수 있습니다.
⚈ 저는 개인적으로 계절별로 메뉴가 바뀌는 식당을 참 좋아해요. 제철 채소만큼 맛있는 재료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항상 새로운 메뉴와 공간을 만나는 것을 즐기거든요. 그래서 이 곳도 호기심이 생겨 지도에 추가해 둔 지 꽤 됐습니다. 이번 UE17 기간에는 mul에서 EZI 작가와 함께하는 작은 팝업이 진행됩니다. 이 기간에는 팝업 한정 메뉴인 흑과 백 플레이트, 시즌 메뉴인 가을 가지 타코와 가을 모음 파스타를 맛볼 수 있다고 해요. 저도 일요일에 가보려고 예약 해뒀습니다. 이 소개글을 보시고 mul이 궁금하다면 미리 예약을 해두시거나, 예약이 비어 있는 시간에는 워크인 방문도 가능하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
|
|
|
요즘 카페들은 각자 나름의 강점을 가지고 있어요. 기발한 음료가 있는 곳, 디저트가 훌륭한 곳, 공간이 멋스러운 곳 등 다양하죠. 이 중 비스킷 플로어는 특히 커피로 유명합니다. 다양한 원두와 드립백을 판매하고, 취향에 맞는 원두를 골라 핸드드립 커피로 즐길 수도 있어요. 그 외에도 아메리카노, 플랫화이트, 카페라떼 등 기본 커피 메뉴는 물론, 프룻 한라봉, 어른이 초코라테 같은 커피 외 음료와 쿠키류도 함께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이 카페는 노원구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지인이 추천해 준 카페 중 한 곳입니다. 지금 매장은 한번 이전한 두 번째 매장이지만, 처음 시작부터 꽤 오랜 시간 이 동네를 지켜온 터줏대감의 역할을 한 카페 같습니다. 매일 저녁 7시까지 운영하고, 금요일에는 가끔 7시 이후에 커피 없이 하이볼을 마시며 다 같이 책을 읽는 '봉쇼북쇼'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뭔가 동네 사랑방 같은 곳 같아서 근처에 사시는 분들이 부럽더라고요. 저는 평소에 커피를 잘 마시지는 않지만, 페어 기간 동안 방문해서 시그니처 커피음료인 흑설탕과 구운 소금의 조합이라는 비스킷 라테를 마시러 가려고요. |
|
|
🍶 동학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학생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맛집입니다. 퓨전 민속주점으로, 특히 '칠면조 구이'와 '복숭아 막걸리'가 인기 메뉴라고 하니, 막걸리 좋아하시면 한 번 들러보세요! |
다양한 돈부리 메뉴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가츠동도 많이들 드시지만 특히 '사케동'을 추천하는 분이 많더라고요. 가성비도 좋고, 혼밥 하기도 좋다고 하니, 혼자 페어 구경 오시는 분들께 조용히 혼밥 하기 좋은 장소로 추천드려요.
|
|
|
🍝 페페그라노
생면 파스타가 유명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입니다. 꾸덕꾸덕한 파스타로 유명하고 '크림 뇨끼'가 가장 대표 메뉴라고 해요. 다만 간이 조금 짠 편이라는 리뷰도 있으니, 간이 센 음식을 잘 드시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미리 요청하면 조금 싱겁게 조절도 가능하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
🍵 보람
메인 메뉴는 장어덮밥이지만, 저는 '명란 오차츠케'가 특히 궁금했습니다. 오차츠케를 좋아하는데 판매하는 곳이 많지 않아서요. 다른 추천 맛집들과 달리 생긴 지 얼마 안 된 식당이지만, 사장님이 친절하시고 메뉴 추천 글도 많아 기대가 됩니다.
|
|
|
지금까지는 매년 실패했지만, 올해는 노원구에 살았던 지인에게도 물어보고, 많은 검색을 통해 추려낸 곳들을 소개해 봤습니다. 다만 저도 아직 방문하지 않은 곳들이라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번에는 꼭 성공할 거라 믿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리포터로 3일 내내 행사장에 방문할 예정이라 페어 기간 동안 저도 이 레터에 추천한 곳들을 가보려고 해요. 혹시 위 스팟들을 가보셨거나, 또는 북서울미술관 근처에 좋은 공간들을 아신다면 꼭 저에게 알려주세요...! 🌬️ |
|
|
|